조우를 위한 대화형 지도, 합판 구조물에 부착한 롤지, 스티커, 가변 설치, 2024
Interactive Map for Encounters, Roll paper attached to plywood structure, Stickers, dimension variable, 2024
《조우를 위한 대화형 지도: 노스탤지어의 벌레들》 전시에서 작가 및 퍼포머는 TRPG의 형식을 적극적으로 참조한 대화형 게임 <노스탤지어의 벌레들>을 관객과 일대일로 플레이한다. 대화형 게임은 그 이름이 암시하는 바대로 게임적인 규칙을 가진 대화로 이뤄져 있다. 퍼포먼스는 1시간 30분 남짓 진행되며, 플레이어가 된 관객은 자신의 캐릭터를 자유롭게 움직이고, 새로운 배경과 이야기를 제안하며 느슨하게 연기할 수 있다. 지도는 인간의 도시에 ‘침투’한 흰개미에 의해 벽과 교각, 바닥이 허물어져 가는 허구적 ‘고향’을 배경으로 한다. 이 ‘고향’은 낯 익은 형식의 지도가 누락한 붕괴, 함몰, 폐허와 비인간 존재들의 정서적인 침투로 가득 차 있다. 참여 관객이 분하는 캐릭터는 이 공간을 가로질러 간다. 그의 체험을 반영하도록 지도는 퍼포먼스가 진행되는 동안 계속 수정된다. 결과적으로 그 지도는 플레이어들의 이야기가 침투하는 지층으로 변모한다.
지도는 언제나 공동의 정치, 공동의 힘의 대결과 공동의 합의를 연루시키는 공동의 이야기로부터 그려지고 또 수정되는 ‘현실’의 도상적 재현이다. 공동과 현실이란 것은 그리고 다종다양한 힘의 관계를 동하여 비대칭적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현실주의적 지도는 스스로를 현실로 대두시킬 뿐, 그 저변의 비대칭적 관계들에 대해서는 함구한다. 본 퍼포먼스는 현실주의적 지도에서 비가시화되는 힘과 환상의 관계가  가상의 이야기를 위해서 마련된 비실용적 지도에서 오히려 전면화될 수 있음을 보인다. 게임의 진행자와 같은 역할을 하는 작가와 경합하거나 합의를 만들어가며, 참여 관객은 공간적 차원에서 횡적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만들어나간다. 지도는 플레이어의 위치를 확인하는 용도를 넘어서, 잠재적인 위험과 새로운 조우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예측을, 그 예측에 기반한 행동을, 정서적인 반응과 개입을 상상하게 만든다. 
이러한 상상을 기반으로 변화하는 이야기의 진행 방향에 따라서 관객은 전시관의 가벽을 따라 설치되는 거대한 대화형 지도를 첨삭하고, 스티커를 덧바르고, 각자의 발걸음으로 물들인다. 이후의 참여 관객은 수정된 지도가 새롭게 제공하는 이야기를 재료로 삼아 다시 자신의 이야기를 쌓는다. 이야기가 만들어낸 새로운 지리 관계는 스티커를 통한 지도의 첨삭으로 나타난다.  그렇게 서른 번 정도의 퍼포먼스를 통하여 <조우를 위한 대화형 지도>는 완성된다. 그리하여 지도는 공동의 픽션을 만들어 나가는 공동의 기반이 되는 지도와 그 지도를 경유해서 생성되는 이야기에 주목하며, 이 지도를 생성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미학적인 경험이 되도록 만든다. 
퍼포먼스 아카이빙 Performance Archive
아티스트 토크 아카이빙 Artist Talk Archive
전시 연계 공연 아카이빙 Exhibition-related Performance Archive (Coming Soon)

기획: 상희, 성훈
제작: 교각들
내러티브 디자인: 성훈
게임 디자인: 상희, 성훈, 김지연
시각화 및 디자인: 김지연
퍼포머: 상희, 성훈
사운드: 기나이직

비평: 나원영
전시 기획: 윤혜린, 이름
주최: Faction
촬영: 백두호, 상희
촬영 도움: 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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